운곡시비는 모운재 옆에 있고 시비의 동쪽 위에는 원주원씨의 시조단이 있다. 1984년에 건립한 시비에는 「회고가(懷古歌)」로 알려져 있는 작품 등 운곡의 4편의 시조를 새겼다. 비석에 세로로 새긴 「耘谷 元天錫 先生 詩碑」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글씨이다.
<운곡 시비 ; 위에 원주원씨 시조단이 있다>
<운곡시비>
<시조 4수>
興亡(흥망)이 有數(유수)하니 滿月臺(만월대)*도 秋草(추초)*로다 五百年(오백년) 王業(왕업)*이 牧笛(목적)*에 부쳤으니 夕陽(석양)에 지나는 客(객)이 눈물겨워 하노라
*만월대(滿月臺) ; 개성 송악산에 있는 고려 태조 왕건이 지은 궁궐 터. *추초(秋草) ; 가을철의 풀. *오백년 왕업 ; 고려왕조 500년을 말한다. *목적(牧笛) ; 목동이 부는 피리.
눈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던고 굽을 節(절)이면 눈속에 푸르르랴 아마도 歲寒高節(세한고절)*은 너뿐인가 하노라
*세한고절(歲寒高節) ; 추운 계절에도 혼자 푸르른 대나무. 한겨울의 심한 추위에도 굽히지 않는 굳은 절개를 뜻한다.
富春山(부춘산)* 嚴子陵(엄자릉)*이 諫議大夫(간의대부)* 마다하고 小艇(소정)*에 낚대 싣고 七里灘(칠리탄)* 돌아드니 아마도 物外閑客(물외한객)*은 이뿐인가 하노라
*부춘산(富春山) ; 엄자릉이 은거한 산 이름. *엄자릉(嚴子陵, B.C 37~A.D 43년) ; 후한 광무제(光武帝)와 함께 공부하였다. 원래는 장(莊)씨였는데, 광무제가 즉위하자 성을 엄으로 바꾸었다고 한다. *간의대부(諫議大夫) ; 황제의 신변에서 간의(諫議)·의론(議論) 등에 관한 업무를 보는 관직명. 광무제가 친구인 엄자릉에게 제수하려고 한 관직. *소정(小艇) ; 작은 배. *엄자릉이 낚시하던 부춘강(富春江)의 여울 이름. *물외한객(物外閑客) ; 세상 밖에서 유유자적하며 한거(閑居)하는 은일자를 뜻함.
靑藜杖(청려장)* 드더지며 石經(석경)*을 돌아드니 兩三仙庄(양삼선장)*이 구름에 잠겼세라 오늘은 塵緣(진연)*을 다 떨치고 赤松子(적송자)*를 좇으리라.
*청려장(靑藜杖) ; 명아주의 줄기를 말려서 만든 지팡이. 명아주로 만든 청려장은 효자들이 부모에게 바치는 선물이었다. *석경(石經) ; 현 돌갱이 마을을 뜻한다. 석경은 돌갱이를 한자로 적은 이름이다. *양삼선장(兩三仙庄) ; 신선 두어 분이 산다는 집. *진연(塵緣) ; 속세와의 번거로운 인연. *적송자(赤松子) ; 중국 전설시대 선인(仙人)의 이름. 신농(神農) 때의 우사(雨師)로서 후에 곤륜산에 입산, 선인이 되었다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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